“천일염 미네랄 성분 강조 마케팅은 부적절”
“천일염 미네랄 성분 강조 마케팅은 부적절”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5.09.17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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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군 등 분변 미생물 검출돼선 안돼
장판이나 기타 유해성분 함유 여부 조사해야
미생물 전문가 신라대 이한승 교수 블로그 통해 의견 밝혀

천일염의 안전성과 미네랄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식재료에서 대장균군 같은 분변 관련 미생물은 검출돼서는 안 되며, 극히 미미한 천일염 속의 미네랄 성분을 강조하는 마케팅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몇 년간 호염성 극한미생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미생물 전문가 신라대 이한승 교수(바이오식품소재학과)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SBS 스페셜 ‘천일염’ 방송의 몇 가지 논점을 짚으며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한승 교수는 우선 천일염의 위생문제와 관련, 전 세계 식용소금 26종 중 14종에서 호염성 아키아가 검출됐다는 논문을 근거로 우리나라 천일염 뿐 아니라 상당수의 소금에 균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치의 경우 사용되는 각종 채소와 소금, 향신료, 물 등에 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발효과정에서 유산균이 더 많이 생성돼 우리 몸에 유익한 것처럼 식재료에 균이 있다 해서 무조건 비위생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대장균군 같은 분변미생물은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만일 소금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다면, 호염성 아키아의 대부분이 10%이하의 소금농도에서 자라지 못하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자체에 존재한다기보다 오염의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천일염의 불순물도 성분에 따라 위해성이 달라지는데, 갯벌의 모래가루라면 유해성보다는 비싼 돈 주고 굳이 사먹어야하느냐의 문제이며, 장판이나 기타 유해한 성분이 있는 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이 교수는 제언했다.

미네랄 성분이 많기 때문에 천일염을 먹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식품연구자들에 대해서는 반성해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교수는 천일염의 경우 일반 소금에 비해 나트륨을 제외한 미네랄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양이 극히 미미해 장점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꼬집었다.

와인 속 레스베라트롤, 막걸리의 파네졸, 꿀이나 흑설탕 또는 원당의 비타민을 강조하며 건강에 좋으니 많이 먹어야한다는 식의 홍보도 천일염의 미네랄과 마찬가지로 극미량 성분의 효과를 보기 위해 더 많은 나트륨이나 알코올, 당분을 섭취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정제염을 ‘전기분해한 화학소금’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이미 이온화돼 있는 성분을 어떻게 분해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정제염이건 천일염이건 모두 화학물질이며, 화학이 나쁘다는 편견을 버리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말 미국 팬시푸드쇼(Fancy Food Show)에서 다양한 소금들이 전시 판매됐는데, 각종 요리에 어울리는 맛과 색을 내는 음식 본연의 용도에 충실할 뿐, 우리나라 천일염 회사처럼 몸에 좋다는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 식품산업의 생태계로서 식품을 둘러싼 담론과 관련자들 모두가 문화적으로 더 풍부해져야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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